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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영화 헤어질 결심, 나쁜 여자와 만만한 남자의 이루어 질 수 없는 멜로

by 데바데이지 2022.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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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 2022

 나쁜 여자와 만만한 남자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영화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6년 만의 나온 작품으로, 장르는 미스터리 누아르 멜로 로맨스이며,  15세 이상 관람가로 138분의 영화입니다. 이미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을 하여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수상을 놓치고 후보자에만 올랐단 "깐느 박"이라는 박찬욱 감독의 별명을 드디어  완성시킨 이 화제의 영화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사건 수사를 하다가  멜로를 하는 영화

이 영화의 주인공은 탕웨이와 박해일이다. 각본을 쓸 때부터 감독은 이 두 배우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그들을 위한 시나리오로 만들었습니다. 한 명이라도 거절했으면 영화는 제작되지 않았을까? 궁금해집니다. 어쨌든 두 주인공의 외모는 서늘한 가을 느낌이 난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영화에 가을의 고독감과 고요한 분위기가 난다.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면 산에서 떨어져 죽은 남자의 사건을 맡게 된 형사(박해일)와 사망자의 아내(탕웨이)의 이야기입니다.  형사 해준이 사건을 담당하면서 영화는 시작되고, 진실을 숨기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와 그런 용의자를 의심하지만 동시에 관심을 느끼는 형사 '해준'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두 주인공은 사건 수사를 하다가 멜로를 하고, 멜로를 하다가 사건 수사를 합니다.  철저할 것만 같았던 형사 해준은 단숨에 바보처럼 사랑에 눈이 멀고 '서래'는 그런 해준을 이용하여 자신의 죄를 덮고, 무혐의를 받는다. 그리고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달은 해준은 형사로써 품위를 잃었다며 자신은 붕괴되었다고 말하고, 그는 부산에서 이포로 떠납니다. 그래서 서래는 만만한 형사 해준을 이용한 나쁜 여자입니다. 그러면서 배경도 산에서 바다로 바뀌면서 영화의 후반전  2막이 시작되며, 이런 액자식 형식은 박찬욱 감독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또한  형사 동료로 초반에는 고경표를, 후반에는 김신영을 새로 등장하여 대비를 두었습니다. 또한 유명한 배우 이정현, 박용우, 박정민의 카메오 출연으로 코믹적인 요소도 추가하였다.

 

사랑과 이별을 섬세하게 다룬 영화

나는 이 영화가 박감독의 전작들 내용보다는 덜 잔인하고, 스토리가 잔잔하기 때문에 약간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계속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될지 궁금하기 때문에, 계속 지켜보게 됩니다. 오히려 선정성과 잔혹한 폭력적인 내용 수위가 낮아져 감상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이  편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영화를 소재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사랑과 이별을 섬세하게 다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탕웨이는 극 중에서도 중국인으로 나와 어눌한 한국어를 합니다. 대사량은 적지만, 발음은 정확하고 여유 있는 어조로 더 집중하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흡입력 있게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은 예전에 '현빈'과 주연을 맡은 <만추>를 기억나게 하며,  오랜만에 탕웨이의 밀도 깊은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침내, 이어질 수 없는 사랑 

박 감독 영화 <아가씨> <박쥐> <스토커> <친절한 금자 씨>처럼 비밀스럽고, 신비로우며 관심이 가는 여자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고, 이야기를 이끕니다. 해준(박해일)은 잘 배운 변태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정갈하고 깨끗하고 바른 이미지인 형사이지만 사망 관련한 잠복과 현장 탐정 수사를 좋아하는 형사이다. 그들은 용의자와 형사로 만나지만 결국 수사는 연민,  이해 그리고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그들이 대놓고 '사랑하겠다'라고 한 적은 없지만, 비슷한 결을 가진 그들은 어느샌가 서로를 닮아가고, 생각하고, 그리워합니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아 가끔 번역기를 두고 이야기를 하지만, 오히려 여러 번 의미를 곱씹게 되고, 말 한마디에 많은 의미를 담아 해석하게 만듭니다.  둘 사이의 미묘한 감정이  흐르지만, 결국 둘은 이어질 수 없는 사이입니다. 또한 그들은 사랑은 청춘 남녀의 발랄하고 설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은근한 불에 오래 끓여지는 국물처럼  결국 농도가 진해지고, 깊은 맛이 나는 사랑입니다. 오해로 인해 마침내 엇갈리고 해준은 형사로써, 사랑한 사람으로서, 붕괴됩니다. 하지만 탕웨이의 사랑이 뒤늦게 시작됩니다. 그래서 박해일은 슬픔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람이고, 탕웨이는 물에 잉크 퍼지듯 서서히 물드는 사람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대사로 여러 번 강조된다. 그렇다. 그들은 타이밍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마침내 이어질 수 없다. 그들의 사랑은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잉크 퍼지듯 서서히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서래는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결국 헤어질 결심을 한다. 그녀가 사랑하는 그에게 유일한 미해결 사건으로 남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그에게 영원히 자신을 기억하게 해주고 싶어서다.  형사로써 붕괴된 그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으려고 한다.  영화를 감상한 후에 혼란스러움과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가?  내가 이해한 게 맞는 걸까?라는 애매한 감정이 있다. 머리로는 이해는 안 가는데 마음으로는 이해가 간다. 그래서 몇번이고 곱씹어 보게 된다. 참으로 이상하고 여운이 남는 예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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