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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영화 노팅힐, 영국 클래식 로맨스코미디, 꿈같은 사랑

by 데바데이지 202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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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힐, 1999

영화 노팅힐, 영국 클래식 로맨스코미디, 꿈같은 사랑

사람들은 보통 연예인을 이상형으로 뽑으며, 마음이 커지면 팬클럽에 가입하여, 그 연예인의 성공을 온 힘을 다해 응원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열정적으로 좋아해본 적이 없다. 연예인을 우상화하고 추종하는 것은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 어차피 그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고, 연예인이라는 좀더 대중에게 나의 모든것이 노출되는 힘든 직업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어렸을 때 가끔은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하곤 했다. 연예인을 우연히 마주치거나, 같은 동네 주민으로 편하게 일상을 공유하는 사이라면 어떨까? 나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말이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담은 영화가 있다. 심지어 그 연예인이 나와 사랑에 빠지는 오래된 고전 영화 <노팅힐>을 소개한다.

영국의 작은 서점 남자 주인과 여배우의 우연한 만남

<노팅힐>은 1999년 영국 작품으로 12세 관람가의 코미디 멜로 영화이다. 그 시절 인기 절정 배우인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가 연인으로 나와 크게 흥행한 레전드 로맨스 영화이다. 이 영화는 줄리아 로버츠가 여배우로서 성공하여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특히 남자에게 인기있는 배우로, 선망과 동경의 대상으로,  영화에서도 누구나 얼굴을 다알정도로 유명한 미국 여배우 <애나 스콧> 역할을 맡았다. 반면에 휴 그랜트(윌리엄 새커)는 여행 서적만 파는 서점 주인이다. 그는 비매너 고객을 처리하는 보통의 일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는 특이한 남자사람 룸메와 함께 살며, 자세한 사연은 모르지만 이혼한 경력이 있는 싱글남이다. 어느 날 그의 서점에 우명한 배우인 '애나'가  손님으로 혼자 들어온다. 새커는 그녀의 등장에 호들갑 떨지 않고, 매력적인 영국 발음으로 책을 추천하는 것으로 약간의 관심을 나타낸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또 다른 진상고객이 등장하여 둘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를 방해한다. '새커'는 책 도둑을 발견하고, 신사적으로 그를 설득하여 스스로 책을 제자리에 두고 가도록 한다. 그 모습에 그녀는 그를 인상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가게를 떠난 애나는 길가에서 새커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가 커피를 그녀의 옷에 쏟아버리는 큰 실수를 하고 만다. 그녀의 상의는 커피로 물들여, 건너편에 자신의 집으로 그녀를 안내하고, 어쩔 수 없이 옷을 갈아입기 위해 그녀는 그를 따라간다. 그때부터 긴장한 새커는 그녀에게 차 한잔을 제안한다. 하지만 여자는 갈색 눈동자를 굴리며 이성적으로 그의 제안으로 거절한다. 반면에 그의 맑고 투명한 파란 눈동자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 것을 미안해하며, 아쉬워한다. 끝내 거절하고 그녀는 그의 집을 나선다. 그리고 몇 분 후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린다. 바로 애나이다. 그리고 짐을 되찾자마자 그녀는 그에게 진한 입맞춤을 한다. 그렇다! 둘은 서로에게 끌리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온다. 현실 같지 않은 오늘의 만남에 그들은 한동안  멍하기만 하다.

누가 먼저 담장을 넘었는가?

이제 꿈인지 현실인지 서로에게 푹 빠져버린 그들은 그녀가 남긴 전화 메시지 덕분에 호텔에서 만나게 된다. 영화 홍보를 위한 기자단 행사에 새커는 임기응변을 발휘하여, <말과 사냥개> 잡지 기자를 사칭하게 되고, 두 남녀는 묘한 긴장감과 함께 인터뷰를 한다. 여기서 그들이 주고받는 눈빛과 웃음에서 나는 사랑을 느꼈다. 그리고 바쁜 하루를 보낸 애나는 새커의 친구 모임에 동행하여 그의 소소한 일상과 가족애를 느낀다. 그 모임에선 마지막 브라우니 쟁탈전을 한다.  그 장면은 나에게 참 인상적이었다. 명분은 브라우니를 먹기 위함이지만, 사실은 현재의 문제를 드러내고 서로에게  위로하고 받고자 함이다. 우리의 친구와 가족들과 무거운 얘기를 가볍게 얘기하면서 힘든 일은 함께 나누는 것이었다. 잔잔하게 서로의 고충을  나누는 장면에서, 문득 나도 내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그리고 애나는 화려함 속에 숨겨진 자신의 배우 생활의 고충도 이야기한다. 끊임없는 외모 관리, 나이, 젊음에 대한 압박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23년이 지난 지금도 연예계는 여전히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하다.  오히려 sns 발달로 사회 전반에서 남에게 보이기 위한 외형주의가 더 심해졌다. 고민상담으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된 그들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유지 정원을 발견한다. 정원 문은 잠겨 있었다. 과연 누가 먼저 담장을 넘었을까?남자는 여러 번 시도는 하지만 미끄러져 실패한다. 결국 여주가 더 적극적으로 담장을 먼저 넘게 되고, 여주가 넘는 것으로 보고 남자도 따라 넘어간다.  이 상황은 두 사람의 관계와 비슷하다. 두 사람 사이의 경계에서 늘 남자는 자잘한 시도는 여러 번 하지만 수확이 없다. 결국 실행력은 여주의 몫이다. 그들의 첫 키스도 누가 했었나?  그녀였다.

Ain't no sunshine when she's gone

곧 이루어질 것 같던 사랑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애나의 호텔방에 갑자기 그녀의 남자 친구가 방문한다. 이미 그녀는 미국인 남자 친구가 싫다. 하지만 새커는 신분 차이를 느끼고 정신을 차린다.그녀에 대한 마음을 단념한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그는 그녀를 그리워하지만 외로운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다가 애나의 과거 사진이 포르노 필름처럼 편집되어, 언론에 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온갖 매스컴에 쫓겨, 갈 곳 없는 애나는 그의 집을 다시 찾아간다. 그의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그녀는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그리고 새커는 진심을 담은 대화로 유명한 배우가 아닌 그저 사랑하는 한 여자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룸메이트의 입방정으로 애나의 위치가 발각되고, 결국 더 복잡한 상황에 빠진 그녀는 악의적으로 돈 받고 배신했다는 오해를 한다. 그래서 새커와 그의 룸메를 비꼬고 독한 말을 내뱉는다. 패닉 상태인 그녀에게, 그는 시간이 지나면 별거 아니며, 오해가 풀릴 거라고 담담하게 위로한다. 그러나 이미 이런 반복된 상황에 질린 그녀는 그의 곁에서 떠나기로 결심한다. 결국 둘은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고 현실 장벽을 느낀다. 바로 현관문을 열고 군중 속으로 사라지는 애나 그리고 명장면이 이어진다. 날씨 변화로 시간이 흐름이 있고, 남자 주인공 외로이 걷는다. 그녀가 떠나면 햇빛이 없다는 가사를 담은 <ain't no sunshine>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에게 그녀의 존재는 빛나는 햇살이었다.

 

베벌리 힐스의 애나와 노팅힐의 새커

그녀는  6개월 만에 연기력으로 모든 논란을 딛고 일어나 작품상 수상하였다. 그리고 영화 촬영이 있어 영국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새커는 한번 더 용기를 낸다. 그녀의 촬영장에서 그녀를 기다리다가 진심 아닌 애나의 말을 우연히 엿듣고  또다시 상처받고 말없이 돌아간다. 남자를 찾아 서점을 찾아온 애나는 의미가 있는 그림액자를 선물로 주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유명 배우가 아닌 사랑하는 여자로서 자신을 사랑해달라고 그에게 고백한다. <베벌리 힐스의 애나와 노팅힐의 새커>의 신분 차이로 상처를 받았던 그는 그녀의 고백을 이성적으로 거절한다. 이번에도 소극적이라니.....

이내 곧 잘못된 판단임을 깨닫고, 친구들의 응원과 도움으로 그는 기자회견장에 도착한다. 영화 초반에 나온 기자처럼 손을 들어 그녀에게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는 영국에 얼마나 더 머물 거라는 질문에 애나는 답변을 번복한다. <infinitly>

그리고 영화는 완벽하게 닫힌 결말로 결혼과 임신까지 한 행복한 둘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자극적인 요소보다는 둘의 세심한 감정선을 보여주면서 시청자의 공감과 이해를 끌어낸다. 감성적이고 평범한 남자와 적극적이고 이성적인 여성상을 보여준 흔하지 않은 90년대 영화였다. 1999년 작품이지만 옷 스타일이 촌스럽지 않다. '유행은 돌고 도는구나!' 오히려 반가운 장면이 많다. 자극적이지 않고 섬세한 옛날의 감성을 다시 느끼기에 충분한 영화다. 리메이크판이 다시 나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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